일시 중단된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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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일시 중단하기 전에 하고 싶은 말

어제, 블로그를 잠정 중단한다는 내용의 포스트를 올렸다. 그리고 오늘 그 포스트에 대해 생각해 보니 내가 뭔가 미련이 남아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또 그것에 대해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내가 블로그를 일시 중단하기 전에 뭔가 쓰고 싶은 포스트가 있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어제의 그 포스트는 삭제하고, 대신 이 포스트를 통해 블로그 활동 일시 중단을 알리는 바이다. 아래의 내용은 내가 그동안 쓰고 싶었는데 미루고 미루다가 이제와서 쓰게 되는 내용들이다.



1. play xp 커뮤니티 폐쇄 그 이후
이곳의 커뮤니티 폐쇄 소식이 떴을 때, 누군가가 이런 말을 했다.
'지금은 분노와 슬픔이 잔뜩일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이를 받아들이게 되고 결국은 자연스럽게 묻어둘 거라' 고 말이다.

후에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그 말이 맞다는 생각을 했다. 맨 처음을 '충격의 극치' 로 바꾸기만 하면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들어맞으니까.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추억 속에 묻어두는 꼴이 되었다.(달리 표현할 묘사가 떠오르지 않는다)
(그리고 그곳에서 좋지 않은 기억들도 꽤 있다는 것도 받아들이게 되었다)

하지만, 저 곳이 그래도 내 활동터전이었던 만큼 나름의 의미는 있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2. 개인 사이트설의 위험성
이번에도 play xp 이야기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거기서 나온 발언을 토대로 생각해서 얻은 내용이다.

커뮤니티 폐쇄 선언 이후, '여기는 개인사이트인데 왜 감놔라 대추놔라 깽판이냐' 는 말이 있었다. 처음 그것을 봤을 땐 그 말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 발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봤는데, 이 발언이 '뭔가 엄청나게 위험한 발언' 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왜냐하면, 사이트가 아무리 개인이 힘들게 운영하는 사이트라고 해도, 그 사이트를 움직이는 건 그 사이트에서 활동한 평회원들인 셈이니, 결국 평회원들의 활동이 사이트를 번영하게 하는 것이고, 그렇다면 사이트의 주인을 평회원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들을 무시하고 사이트의 운영방침을 말할 수 있을까.

또 그것이 아니더라도, 만약 개인사이트라는 이유로 운영자들이 독단적인 집행을 하게 된다면 그 여파는 절대 '개인' 에서 끝나지 않는다. 일은 개인이 일으켜도 그 영향은 모두에게 퍼질 수 있다.(떠나는 사람, 파괴되는 사람, 망가지는 커뮤니티…) 이것은 문제의 '개인' 이 막강한 파괴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 그렇다고 이 파괴력이 독단집행을 용인하는 이유가 될지는 모르겠다. 이래서 운영자들이란 막중한 책임을 지는 존재라고 정의되는 듯하다.

(다만 개인사이트라는 것은 다르게 보자면 그 개인이 모든 걸 관리한다는 얘기가 된다. 그것은 그 개인이 감당할 수도 없는 부담을 지고 운영한다는 얘기가 된다. 게다가 마땅히 자신의 부담 일부를 맡길 사람이 없다면? 이 경우에는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을 듯 하다)

결론: 높은 지위란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요구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어떠한 파국을 낳을 수 있으니.



3. 블로그 운영을 중단하는 이유
…왠지 이것을 써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몇 주 전, 나는 온라인상의 어떤 사람에서 이런 말을 들었다.
'제발 부탁인데 그 의미를 모를 말은 좀 하지 말아 달라' 고 말이다.

그 당시에는 그 말이 나에게 일종의 '접근 거부' 정도로 인식되어서 충격을 받고 우울해졌다.



시간이 흘러, 그 때의 그 말이 다시 생각났다. 저 말이 가지는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니, '나는 어느샌가 타인과 의사소통이 잘 안 되고 있었구나' 라는 느낌이 들었다.

문득 사회 속에서의 나를 보았다. 나는 타인과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인간이었다. 덕분에 사람과 친해지기가 힘들었다.

온라인 상이 나에게 편하게 다가왔던 것은 서로 '얼굴이 보이지 않는' 특성 때문이었다.(혹자는 이를 단점으로 지적할지 모르지만 나는 이게 일종의 장점이기도 했다. 얼굴이 안 보여서 뭔가 편하게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이랄까?) 덕분에 이 사람 저 사람과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이 가능했다. 온라인 상에서는.

그렇게 생각해 왔지만, 위에 기술한 어느 사람의 말은 나의 의사소통 능력이 온라인 세계 보정을 받고도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을 알게 되자, 갑자기 온라인 의사소통에 대해 뭐라 말할 수 없는 감정이 들게 되었다.(우울? 불안? 허무? 잘 모르겠다. 확실한 건 긍정적인 부류는 아니다)

사회 속에서의 내가 의사소통 능력이 취약해서, 온라인 세계에서도 그 한계가 여실히 보이게 되었고, 온라인 의사소통에 대해 '한 번 중단해야 할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내린 결론은 '정보 습득이 목적이 아니라면 한동안 의사소통은 중단해야겠다' 는 것이었다.(정보 습득은 소위 말하는 '눈팅' 만으로도 얻을 수 있고, 정보에 대해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건 일반적인 의사소통에 비해 비교적 쉽게 느껴졌다. 또 이쪽으로는 실패한 경험이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나는 블로그를 일시 중단하겠다고 한 것이다.(잠정 중단으로 써 놨었는데, 수정할 것이다)



그래서, 의사소통이라는 것에 대해 조금 더 습득이 필요했기에, 나는 블로그는 잠시 접어두려고 한다.

언제 돌아올지 약속은 할 수 없다. 나도 내게 있어 의사소통 능력의 습득이 언제 될런지는 모르기 때문이다.



이 포스트는 그동안 나와 여러 가지로 이야기했던 사람들(안 좋은 관계의 사람들은 빼고)을 위해 쓰는 바이다. 갑자기 버로우하면 궁금해할 사람이 있을 것 같으니까.

그럼, 모두들 건강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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